비슷한 시대를 다르게 살았던 두 사람 – 덕혜옹주 vs 박완서
trash can 2010/12/17 15:43긴 시간 동안 독서를 굶고 최근 두권의 책 “덕혜옹주” (권비영저, 다산책방) 와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박완서저, 웅진씽크빅, 이하 싱아) 를 읽었습니다. 두 권 다 우연히 접하게 되었는데 독서의 갈증에 목마르다가 읽었던 책이니 만큼 재미있게 읽었네요. 덕혜옹주를 먼저 다 읽고 나서 무엇을 읽을까 고민하다가 회사 도서관에서 싱아를 발견하고 냉큼 집어 대출했네요.
덕혜옹주는 뭐라고 할까 비극적 삶을 살 수 밖에 없었던 덕혜옹주의 삶을 근엄하고 무거운 필체로 써내려 갔습니다. 실제로도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덕혜옹주 자체를 너무 미화시키는 부분에서는 눈살이 찌푸려 졌습니다. 일제강점기에서부터 해방된 조국을 거치는 동안 황족으로서의 비극적인 삶에는 연민의 감정을 느꼈지만 왠지 뭐라고 할까 감정이입이 잘 안되더군요. 조국에 대한 사랑은 일편 단심이었지만 그게 너무나 근엄하고 일편단심이어서 거리감이 느껴지더군요
그에 반해 싱아에서 박완서는 자신의 이야기를 아주 소박하게 풀어나갑니다. 장르는 소설이지만 수필과 다름 없는 자기 이야기를 아주 맛깔나게 그리고 정겹게 풀어나가네요. 외국소설이나 요즘 젊은 작가들에게서 볼 수 없는 그런 생소하지만 정겨운 단어들과 우리나라의 풍경묘사가 일품이었습니다. 황족의 삶을 살고 그 근엄함을 잃지 않도록 눈물겹게 노력했던 덕혜옹주와는 달리 일제강점기 – 해방 후 조선- 6.25전쟁을 겪으면서 변해가는 사람들 과 그 속에서 겪어야 할 자신과 가족들의 변화가 시리도록 서글프게 느껴졌습니다. 예전에 한번 읽고 두 번째 읽어서 그런지 다음에 나올 이야기가 예상이 되어서 더 즐겁게 읽었던 책.
덕혜옹주와 박완서 두 여자는 비슷한 시대를 살았지만 황족과 시민이라는 어찌 보면 정반대의 삶을 살았습니다. 뭐 당연한 얘기지만 같은 시대 상황이더라도 개인이 느끼는 삶의 크기는 다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럼 난 오늘을 어찌 살아야 할까요? -_-
